Q. 인터뷰가 너무 긴장된다는 정성식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정성식이고요, 시민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도 소개해도 될까요? 시민건강연구소 잘 모르실 것 같아서요. 건강이나 보건의료 분야에서 진보적인 대안과 담론을 확산하는 학술운동 단체입니다. 2010년에 세워졌어요. 연구소는 건강 불평등 문제를 고민하면서 이건 체제의 문제다, 자본주의 안에서는 건강 평등을 향해가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차에 체제전환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단체들이 모이는걸 처음부터 주의깊게 보고 있었어요.
조직위원에 바로 결합하지는 못했어요. 좀 망설였던거죠. 저의 성격때문인 것 같은데 제가 좀 많이 망설여요.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하하. 친소관계도 없는데 우리가 체제전환운동 포럼에 가면 어, 쟤네 왜 갑자기 엮이지?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이런 걱정도 하고요. 그래도 이런 움직임이 근거리에서 일어나는데 외면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선거도 다가오는데 기성 정치권에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잖아요. 뭐든 해야죠.
Q. 그에 비해서는 너무 열심히 하셨잖아요? 삼일간의 포럼 내내 접수대를 지켜주셔서 정말 든든했어요.
(..) 그냥 명찰만 나눠드렸죠. 단순한 일이라 부끄럽지만 사실 저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은 경험이었어요. 삼일동안 오간 사람이 700명정도 되잖아요. 거기서 매일 명찰을 나눠드리니까 진짜 다양한 단체와 활동가, 시민들이 오가는걸 볼 수 있었어요. 저는 이게 좀 뭉클하더라고요.
평소에 책상에 앉아 연구할때는 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거든요. 내가 공부만하고 이론적인 것만 보니까 뜬구름잡는 이야기를 하는건 아닐까, 사람들은 다 바쁘게 자기 할 일 하면서 사는데 비현실적이고 공허한 주장을 하는건 아닐까. 그런데 포럼에 온 사람들을 보니까 - 사실 이거 어려운 일이잖아요. 시간 내서 먼 걸음하고, 열중해서 토론하고. 보통의 판단이나 확신을 갖고 하는 일이 아닌데 - 모두 진지하고 치열하게 이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는 점이 뭉클했어요. 이 인상은 제 평생에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