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어젯밤 비상행동에서 올리신 호소문을 보고 전라북도 전주에서 승합차 끌고 달려왔습니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상임활동가 구파란입니다. 아마 오늘 전국 각지에서 연대의 마음으로 모여 주셨을 겁니다. 라이브로도 보고 계실 거고요. 저는 서울로 윤석열 퇴진 투쟁에 온 게 오늘이 처음입니다. 여태 전주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주분들도 이렇게 물어보세요. “여기서 하는 게 의미가 있어요? 서울 집회에 화력 실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거기가 역사의 현장 아니냐고요. 저희는 전주에 살면서도 항상 국회앞에, 혜화역에, 서울 퀴퍼에, 서울에 와야만 하는 게 익숙하고, 가지 못해 미안하고 아쉬워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 역시 전주의 광장을 다양한 시민들의 삶이 이야기되는 공간으로 만들지 못했던 것 같다는 반성을 합니다. 여기 서울에선 발언자마다 페미니스트로, 성소수자로 자신을 소개하더라고요. 전주에서는 한 주에 한 명이 페미니즘 이야기를 할까 말까 하고, 저를 포함해 딱 두 사람이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집 앞에 광장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주에 집회가 없다면 누군가는 미안한 마음으로 핸드폰만 들여다봐야 할 겁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 이웃들이 나와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없을 겁니다. 저는 전주가 좋습니다. 저는 세 시간 걸려야 갈 수 있는 서울 말고, 대충 아무거나 걸치고 쓰레빠 끌고 시내버스 타고 나올 수 있는 우리 집 앞이 광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주에서 성소수자로서 잘 살고 싶습니다. 청년으로 잘살고 싶습니다.
여러분, 집으로 돌아간 후에 우리 지역에선, 다른 지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 주세요. 내 옆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싸움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해 주세요. 동료를 찾아 주세요. 지역 시민사회에다 대고 우리도 싸울 테니까 힘을 실어 달라고 요구해 주세요. 혹시 전북에서 오셨다면, 저랑 전주 집회에서 인사 나눠요.
우리는 윤석열 끝장낼 수 있습니다. 그렇듯이 우리의 일상도 바꿉시다. 우리나라도 고쳐 쓰고, 우리 동네도 고쳐 씁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