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행동 공동대표로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잖아요. 탄핵 광장에 계엄 이후 지난 1년을 떠올리면 어떤 것들이 기억나시나요? 여러 소회가 들것 같아요.
저는 계엄 당일에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페미니스트 포럼에 가있었어요. 소식이 들리자마자 동아시아 지역 여러 동료들이 괜찮냐, 도울게 있으면 연락달라고 했던게 기억나요. 특히 민주주의 위기를 겪고있는 홍콩이나 그런 지역의 활동가들이 공감과 연대를 표하던 모습이 기억나요.
그 이후에는 정신없이 5개월을 보냈죠. 그렇게 많은 성소수자들이 정치적 변화에 대한 열망을 말한다는거. 사실 성소수자활동가들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지금 돌아봐도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을까? 그런 놀라운 마음이 커요. 정말 좋은 의미에서.
비상행동에는 정말 넓은 스펙트럼의 시민사회가 참여하고 있었죠. 그 틀 안에서는 가능한 것도 있고, 불가능한 것도 있었던것 같아요. 일단 우리가 함께 ‘사회대개혁 과제’를 도출했잖아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대안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이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다만 도출된 과제를 현실로 만들어갈 힘이 별로 없다는 점이 한계가 되겠죠? 내란청산이 법을 통해 몇명 처벌하는 걸로 끝나면 안 되잖아요. 민주주의를 어떻게 갱신할 것인가 질문을 이어갈 힘이 필요한데 현실은 민생이나 통합같은 이야기로만 수렴되고 있어요. 이를 다른 방향으로 견인해낼 힘이 우리에게 있는가. 그런 질문이 남네요.
그러게요. 반중국시위나 이런 것들이 확산되는 상황을 떠올리면 윤석열 구속에도 불구하고 어떤 면에서 큰 퇴보가 거듭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광장에서 우리가 그런 얘기를 계속 했잖아요.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갑자기 튀어나온 일이 아니다, 사회적 불평등, 소수자 약자를 대상으로하는 혐오의 정치가 있었기때문에 계엄이 가능했다고요. 그리고 광장을 경유하면서 서부지법 폭동이나 극우 대중운동의 새로운 결집과 대중화를 함께 지켜봤죠. 이 모든 장면을 연결해서 지금을 바라봐야하는 것 같아요. 민생과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아니면 혐오집회를 금지하거나 처벌을 강화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 계엄을 만든 윤석열, 윤석열을 만든 혐오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언제든 또 다른 윤석열이 나타나겠죠.
그래서 저는 지금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대안이 더 절실한 것 같아요. 좁은 의미의 내란청산이 아니라, 소수자 약자의 권리를 지금 보장하고, 불평등을 실제로 해소할 수 있는 계획을 갖는 것이야말로 극우화에 맞서는 방법이니까요.
맞아요. 여성가족부 폐지를 외친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켰다는 점은 참 많은걸 상징하는 것 같아요. 어유. 포기하지말고 싸워야할 것 같은데, 어서 인터뷰를 마치고 거리로 나갈까요? 체제전환의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12.10 민중의 행진을 열심히 조직하고 있는데요, 여기 다섯가지 슬로건이 있잖아요?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노동이 존엄한 나라, 기후정의 당연한 나라, 공공성 든든한 나라, 진보정치 빛나는 나라. 저는 지금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이 과제들을 열심히 말하고 알리는게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진짜 이 마음이 간절한 것은 어쩐지 한국만 위기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위기인 것 같다는 생각때문인데요. 한국이 이제 경제적 위상도 그렇고 문화적, 정치적으로도 많은 영향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잖아요.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여러 나라들은 한국의 상황을 주목하고 있기도 하구요. 평등을 향한 우리의 운동은 단지 이 곳에 멈추지 않고,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질거에요. 그래서 아, 정말이지 여러분. 우리에게 지금 지구적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 사회를 넘어 세계를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투쟁합시다. 여러분이 있는 이 곳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말고, 우리 힘내요. 투쟁!
호림이 발신한 <지구적 책임감>을 잘 받으셨나요? 세상을 바꿀 체제전환의 동료 여러분! 12월 10일 평등을 향한 민중의 행진에서 만나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