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은 나에게 ‘기후정의의 달’이라고 할 정도로, 907 기후정의 행진 참여와 928 충북 노동자 기후정의 행진 기획단 활동으로 바쁜 달이었다. 특히 928 충북 노동자 기후정의 행진은 지난 8월 말에 분석팀을 꾸려 충북의 탄소중립계획을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분석팀에 참여하였다. 또한 기후위기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지역 노동자 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등 행진 준비 과정에서 노동의 관점으로 기후위기를 살펴보고 요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요구는, 충북에서 노동하며 살아가는 ‘나의 삶’에 좀 더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기획단에 함께 참여한 체제전환 충북모임의 영은 또한 동일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충북기후정의행진은 내가 기후위기를 느끼는 곳에서 기후정의를 외치고 싸울 수 있게 해줬어요. 행진에 참여하면서 오송참사가 일어났고 산업전환 대상 노동자가 살고 있고 폭염에 노동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충북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죠.”
이번 928 충북 노동자 기후정의행진의 슬로건은 “여기서 살기 위해 우리가 기후정의” 이다. 행진을 준비하면서 내내 ‘여기서 살기위해’라는 슬로건이 마음속에 남았다. 기후정의, 체제전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너무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라 오히려 추상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결국 기후정의운동과 체제전환운동은 지금 내가 사는 이 곳에서 좀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생존을 위해 다른 곳으로 쫓겨날 걱정 없이 지금 여기에서 나의 미래를 그리며 살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단에 함께한 지현은 928 충북 노동자 기후정의행진이후, 이번 행진이 충북지역 노동자 기후정의 운동의 시작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기후정의’ 구호는 지역에서 체제전환운동을 구체화하는 데 많은 영감을 줍니다. 이 운동은 우리에게 기후위기로 반복되는 재난 속에서 삶의 위기와 맞닿아 있는 일터의 문제를 끌어내고 행동하라고 촉구하죠. 928충북노동자기후정의행진은 충북지역 노동자들이 바로 사는 이곳에서 ‘기후정의’를 만나 다른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첫 외침이기도 했습니다. 첫 행진은 300여 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늘을 시작으로 지역민의 삶과 일터에서 피어나는 기후정의를 꿈꿉니다.”
928 행진 기획단에 참여하고 행진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민 뿐만 아니라 함께 행진을 준비한 활동가들조차도 ‘기후위기’라는 문제를 지역과 노동의 문제로 구체화하여 사유하는 것이 익숙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계속해서 우리의 삶의 의제들을 이어서, 거대한 ‘체제’를 내가 사는 ‘이곳’과 연결하여 사유하고 행동하자.
추신 : 체제전환 충북모임은 10월 지역 수다회, 25년 상반기에 충북지역 포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