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윤석열 파면 선고, 광장의 투쟁은 끝이 아닌 시작!

 우리 지역에도 있었으면~! 원주의 ‘켄 로치 월간 감상회’ 

강원도 원주에서 열리는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는 [켄로치 월간감상회]’는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와 ‘아카데미의 친구들’이 공동으로 기획한 영화 상영회입니다. 순서도, 어떤 영화를 볼지도 아직 정해두지 않은 이 감상회의 특징이 하나있다면, 바로 켄 로치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매월 마지막 금요일 저녁 한 자리에 모여 켄 로치 영화를 함께 보고 함께 본 영화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매우 흥미로운 모임입니다.

켄 로치 감독은 1960년대에 데뷔해 칸영화제에 최다 초청된 영화감독입니다. 34편의 작품을 연출해 왕성하게 활동해오며 자본주의 체제가 배태하는 문제들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관심을 갖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죠. 노동자계급에 대한 관심과 불합리한 세계에 대한 분노로 언제나 소외받는 사람들 옆에서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그 결과, 사회적이고 좌파적인 리얼리즘 연출에 아주 탁월하다는 평가를 전 세계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1월 24일 저녁에 열린 첫 감상회에서는 <지미스 홀>을 봤는데요. 열 명 남짓의 청년 노동자, 활동가들이 모여 <지미스홀>을 보고, 이 영화와 관련해 한디디의 <커먼즈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에필로그, <스트리트H> 60호에 실렸던 <우리 동네 이런 공간: 민중의집>을 함께 읽는 시간을 함께 가졌다고 합니다. 또, 지난 2월 28일, 월간 켄로치 감상회 두번째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영화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에 대해 이야기 나눴는데요. 위스키와 와인도 한잔 홀짝이며 청년의 빈곤과 꿈, 기회와 관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해요.

이 감상회를 노동조합과 함께 기획하고 있는 단체는 ‘아카데미의 친구들’(이하 아친)입니다. 아친은 1963년부터 60년 넘게 역사를 이어온 아카데미극장의 보존을 위해 지역 활동가들과 영화관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 결성됐습니다. 그러던 2023년 원주시장의 철거 결정에 맞서 본격적인 투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인간 띠 잇기', 단식·노숙 농성, 전시와 거리 행진 등 정말 다양한 행동들을 기획했습니다. 전국적인 관심 속에서 온라인 서명 운동을 펼치기도 했죠.

그럼에도 원주시장은 극장 철거의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시민 모두의 공유지이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라는 문화유산으로 남겨져야 할 극장을 안전과 예산 보존이라는 행정편의적인 핑계를 대며 철거한 겁니다. 지역개발의 원칙과 공공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는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원주지역지부와 아친이 ‘켄 로치 영화 월간 감상회’를 기획한 것은 너무 당연하겠죠. 켄 로치 영화만큼 공공성과 노동,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갈등을 드라마틱하고도 사실적으로 잘 다룬 감독은 없기 때문입니다. 감상회의 대흥행을 응원하며, 언젠가 놀러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서도 이런 행사 어떨까요? 더 넓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